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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방해 행위의 위험성
출처 부동산태인 등록일 2019-08-30 조회수 303
경매 방해 행위의 위험성



안녕하십니까? 박승재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최근 판례가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부동산 이중매매에 대한 형사처벌”판례에 대하여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동산 이중매매는 말 그대로 하나의 물건을 시차를 두고 두 사람에게 매도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매매 계약의 대부분은 매매대금을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잔금 지급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계약금만 지급받은 상태에서는 계약금은 해약금의 성격도 갖기 때문에 양자는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이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계약금의 배액을 보전해준 후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계약금을 치른 이후 중도금까지 지급한 다음이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중도금까지 지급한 다음 부동산 이중매매를 한 사안에 대하여 기존 판례는, 매도인이 매수인으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수령한 이상 특단의 약정이 없다면 잔금 수령과 동시에 매수인 명의로의 소유권이전등기에 협력할 임무가 있으므로 이를 다시 제3자에게 처분함으로써 제1차 매수인에게 잔대금 수령과 상환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배임죄의 죄책을 진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매도인으로서는 기존 제1매수인을 위한 사무 처리 의무가 있는 자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업무를 소홀히 한 경우에는 형법 상 배임죄의 죄책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위 판례의 태도를 그대로 유지한 새로운 판례가 나와 이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강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甲은 2014. 8. 20. 乙 등 제1매수인에게 자신 소유의 부동산을 13억 8천만 원에 매도하는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당시 계약 조건은 부동산 매매 계약 당일 계약금 2억 원, 한 달 뒤인 2014. 9. 20. 중도금 6억 원, 2014. 11. 30. 잔금 5억 8천만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고 부동산을 인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甲은 乙 등 제1매수인으로부터 계약금과 잔금을 예정된 일자에 순차로 지급받았습니다. 이후 甲은 변심하여, 2015. 4. 13. 丙 등 제2매수인에게 해당 부동산 15억 원에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나흘 후인 2015. 4. 17.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었습니다.

과연 기존의 판례와 같이, 乙 등 제1매수인으로부터 중도금까지 지급받은 甲에게 배임죄가 성립할까요?

대법원의 다수 의견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되지 않는 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단계에 이른 때에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된다.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한 지위에 있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계약 내용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 전에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제3자 앞으로 그 처분에 따른 등기를 마쳐 준 행위는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 또는 보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이다. 이는 매수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로서 배임죄가 성립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배임죄는 타인과 그 재산상 이익을 보호·관리하여야 할 신임관계에 있는 사람이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함으로써 타인의 재산상 이익을 침해할 때 성립하는 범죄이다. 계약관계에 있는 당사자 사이에 어느 정도의 신뢰가 형성되었을 때 형사법에 의해 보호받는 신임관계가 발생한다고 볼 것인지, 어떠한 형태의 신뢰위반 행위를 가벌적인 임무위배행위로 인정할 것인지는 계약의 내용과 이행의 정도, 그에 따른 계약의 구속력 정도, 거래 관행, 신임관계의 유형과 내용, 신뢰위반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타인의 재산상 이익 보호가 신임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되었는지, 해당 행위가 형사법의 개입이 정당화될 정도의 배신적인 행위인지 등에 따라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와 같이 배임죄의 성립 범위를 확정함에 있어서는 형벌법규로서의 배임죄가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되어 개인의 재산권 보호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②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국민의 기본적 생활의 터전으로 경제활동의 근저를 이루고 있고, 국민 개개인이 보유하는 재산가치의 대부분을 부동산이 차지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렇듯 부동산이 경제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이를 목적으로 한 거래의 사회경제적 의미는 여전히 크다.

③ 부동산 매매대금은 통상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뉘어 지급된다.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중도금을 지급하면 당사자가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구속력이 발생한다(민법 제565조 참조). 그런데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의 상당부분에 이르는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하더라도 매도인의 이중매매를 방지할 보편적이고 충분한 수단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매수인은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줄 것으로 믿고 중도금을 지급한다. 즉 매수인은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줄 것이라는 신뢰에 기초하여 중도금을 지급하고, 매도인 또한 중도금이 그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지급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이를 받는다. 따라서 중도금이 지급된 단계부터는 매도인이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는 신임관계가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된다. 이러한 신임관계에 있는 매도인은 매수인의 소유권 취득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게 된다. 나아가 그러한 지위에 있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하기 전에 고의로 제3자에게 목적부동산을 처분하는 행위는 매매계약상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행위로서 배임죄에서 말하는 임무위배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④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부동산 이중매매 사건에서, 매도인은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때까지 협력할 의무가 있고, 매도인이 중도금을 지급받은 이후 목적부동산을 제3자에게 이중으로 양도하면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일관되게 판결함으로써 그러한 판례를 확립하여 왔다. 이러한 판례 법리는 부동산 이중매매를 억제하고 매수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왔고, 현재 우리의 부동산 매매거래 현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여전히 타당하다. 이러한 법리가 부동산 거래의 왜곡 또는 혼란을 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매도인의 계약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기존의 판례는 유지되어야 한다.

결국 최신 판례 역시 기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을 고수하는 형태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사적 자치의 원칙도 중요하지만,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민사법의 대원칙에 비추어 보았을 때에도 이번 판례의 태도는 일응 타당해 보입니다.

부동산태인 칼럼니스트 법무법인 테미스 박승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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