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절차에서 집행법원이 최저매각가격을 잘못 고지한 경우, 경매 절차는 유효할까
안녕하십니까. 박승재 변호사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통상적인 경매 절차에서의 보증금액은 최저매각가격의 1/10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간혹 최저매각가격의 2/10를 보증금액으로 정하는 경우도 있긴 하나, 대부분의 경우, 최저매각가격의 1/10 수준의 보증금액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기일 입찰에서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은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로 하되(민사집행규칙 제63조 제1항), 법원은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보증금액을 그와 달리 정할 수 있다(동규칙 제63조 제2항)는 민사집행규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위와 같은 민사집행규칙 제63조 제1,2항을 위반한 채 아무런 결정도 없이 보증금액을 최저매각가격의 2/10으로 진행한 경매 절차의 적법성 및 유효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강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집행법원은 일괄지정한 수회의 매각기일 및 매각결정기일을 공고하면서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정하는 '결정' 없이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2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산정하여 기재하였습니다.
2. 집행관은 제1회 매각기일부터 제3회 매각기일까지 입찰 개시 전 참가자들에게 매수신청의 보증금액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로 고지한 사실, 제3회 매각기일에 신청외인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제공하며 최고가매수신고를 하였고, 재항고인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2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제공하며 최고가보다 낮은 매수가격으로 매수신고를 하였습니다.
3. 집행법원의 사법보좌관은 매각결정기일에 위 최고가매수신고인 신청외인에 대한 매각 및 재항고인에 대한 매각을 모두 불허가하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판례는 위 사안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매수신청인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보증을 집행관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는 민사집행법령에 의하여 미리 정해진 법정매각조건이다. 법원은 재매각(민사집행법 제138조)의 경우는 물론 일반의 매각절차에서도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정함으로써 매수신청인의 보증 제공의무에 관한 법정매각조건을 변경할 수 있으나(민사집행법 제111조 제1항, 민사집행규칙 제63조 제2항), 법원이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정하려면 이러한 내용의 '결정'을 해야 한다.
라.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 아닌 다른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정하는 '결정' 없이 다른 금액으로 한 매각기일공고는 위법한 공고이고, 이를 간과한 채 매각을 실시한 경우 이해관계인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매각절차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매절차에 그 밖의 중대한 잘못이 있는 때'로서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신청사유 및 매각불허가사유(민사집행법 제121조 제7호, 제123조 제2항)가 된다.
결국, 법원은 위와 같은 위법한 공고를 간과하고 매각기일을 진행하였을 경우 형식상 유효한 최고가매수가격의 신고가 있었더라도 매각결정기일에 그 매각을 불허하는 결정을 하고 새 매각기일을 정하여 적법한 매각기일공고를 한 후에 매각을 실시하여야 한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부동산태인 칼럼니스트 법률사무소 심원 박승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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